공연
안녕하세요, 고양시문화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한참 전에 조카와 함께 클래식 공연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조카에게 “공연장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해. 말하고 싶어도 참아야 해.”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지만, 조용한 공연장에서 아이는 몸을 비틀고, 의자에 앉은 채로 발을 계속 움직이며 자꾸 주변을 둘러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는 것 같아, 저는 공연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연주에 집중하지 못하고 빨리 공연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카는 “아는 노래가 나올 때는 재밌었어”, “비발디의 겨울은 세상이 끝나는 것 같고, 슬펐어”라며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해 놀랐습니다. 아이는 긴 시간을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지, 공연 자체를 즐겼던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 고양문화재단에서 주최한 “2024 노루목 썸머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무료 음악 축제였지만, 출연한 성악가분들의 노래와 연기가 매우 훌륭했고, 연주된 오페라 아리아들은 모두 익숙한 곡들이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로비에는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돗자리나 방석을 깔고 앉아 진지하게 연주를 관람하는 아이들, 중간에 일어나 돌아다니는 아이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공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연주 중에 아이들이 일어나거나 밖으로 나가고, 소리를 내도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고, 소음이 더해져도 자연스럽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꼭 엄숙하게만 감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동네 음악회 형식의 공연은 아이들이 클래식과 친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사실 클래식 음악도 과거에는 일반 대중이 즐기던 음악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격식을 중시하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오늘 공연을 통해,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이 훗날 스스로 공연장을 찾는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