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ø¿¬
모든 살아가는 삶들에 대한 예찬. 하델리히의 바흐 1004번 Ciaccona 를 저는 이렇게 요약하겠습니다.
작년 서울시향과의 연주로 처음 만나 즉각적으로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 후 미국으로 이직하게 되어 올여름 공원에서 있는 그의 연주를 기다리다가, 여름내내 한국에 있게 되고는 얼마나 아쉽던지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 오니, 제가 사는 동네에 그가 오신다는 소식! 표를 구하려 보니 이미 좋은 자리는 다 나가고, 저는 2층 S석으로 갔습니다.
그의 첫 곡이 시작되자마자 하이든홀의 음향 명성의 진가에 전율하였습니다. 그간 하이든홀에 자주 왔는데도, 이렇게 바이올린 독주로서야 이 완벽한 음향을 경험했으니까요! 안내하시는 분들도 "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연주이니 협조바란다"고 정성스레 부탁하시고, 관객들은 숨을 멈춘 듯하게 정적으로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곡에 이르러서는...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날 낮에 뵙고 온 유쾌하신 92세 어르신도 생각나고, 현재 와병 중이신 저의 어머니를 비롯해 친구들의 부모님들 생각이 연거푸 났습니다. 각자의 삶의 조건에 따라 누군가는 더 고되게 누군가는 덜 고되게 살아왔을 테고, 인생을 마감하는 모습들이 각양각색이겠지만, 숨이 붙어 있는 한, 삶이란 것 살아내는 그 치열함이 떠올라서요.
바흐의 음악이 제게 갖는 의미도 그때그때 다를 수 있지만, 하델리히의 연주 덕분에 저는 그날 또 "신 앞에 선 단독자"를 경험했습니다. 평균 1주일에 1회 정도 클래식 음악 콘서트를 가는 제게, 인생 최고의 콘서트 5 안에 들었던 음악회였습니다.
하이든홀에서 그를 만나 너무 감사했습니다. 고양 아람누리, 자랑스러워요!
Á¤*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