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반주도 없이 오로지 구음(사람의 목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하면서 전반부 공연을 봤습니다. 사람의 몸짓만으로 음악(서양식 의미의 음악)의 빈자리를 꽉 메울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감동했습니다. 물론 옛 어르신들이 빚어낸 그 소리에도 엄청난 삶의 기운과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엠비규어스 팀의 몸짓과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부 공연이 완전히 낯선 도전이었다면, 후반부 공연은 그야말로 '어? 나 클럽에 왔나?' 하는 기분이 절로 드는 공연. 사실 저는 제대로 클럽 한 번 안 가본 50대 아줌마입니다. 그럼에도 이건 누가 뭐래도 흥분되는 클럽 그 자체!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코로나 시국만 아니었어도, 아니 제 옆에 친구만 한 명 더 있었어도 용기내서 소리 지르고 어깨춤을 추었을 겁니다. 혼자 공연 보러 온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손바닥이 벌게지도록 박수로 호응하는 것뿐. 팔, 다리, 고개, 몸통, 허리 할 것 없이 온몸을 테크노음악에 맞춰 저렇게 시원시원하고 자유롭게 놀릴 수 있다니!!! 보는 것으로도 감동이었지만, 나도 한번 저렇게 춤을 추고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더군요. 내가 비록 몸치일지언정^^;;; 엠비규어스만의 춤 철학과 소신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고, 앞으로 더더더 당신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관객으로서 관람료 아까워하지 않고 언제든 달려가 객석에 앉아 있는 것으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사실 바로 전날, 이태원 핼로윈 축제 사고 소식으로 마음이 무거운 채로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래도 역시 한쪽에서는 삶은 계속 되고, 예술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위로와 위안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늘 건강하게 오래도록 춤 춰 주세요. 고마워요~~~
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