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아람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 둘째날 관람.
들어선 로비의 많은 사람으로 살짝 놀라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식의 오페라 라서 그런지 예쁘게 차려 입은 아이들이 많은 것이 색달랐다. 마술피리의 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는 예쁜 포토월 사진도 저 멀리 보이고, 해설 영상 안내 표지, 티켓 발권해 주시거나, 공연장 출입을 도와 주시는 분들, 전체적으로 들뜸이 느껴지는 활기찬 분위기가 좋다. 커튼콜에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말해 주셔서 더욱 더~...
기대했거나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이 여럿 있었다.
모짜르트의 곡들을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로 내내 들을 수 있다는 것(무겁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곡마다 마무리가 깔금한 느낌이었다), 독일어 오페라가 어떨까 싶었는데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 것 같아서 아름웠다는 것. 무대 양 옆의 자막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한국어 대사도 극을 이해하기 좋았다.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어떨까 했는데 좋았다(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것인지 악역으로서는 많이 순한 맛 같다). 세 명의 시녀, 의상도 예쁘고 세 분의 연기도 재미있다. 처음부터 오페자 주요 전환점과 마지막까지 계속 등장하는 세 명 소년의 합창에서는 성가대가 느껴지고, 후반부 전체 합장단의 힘 있는 합창도 멋졌다. 후반에 나오는 파미나의 아리아(소프라노)에 절로 몰입이 되었는데 관객의 반응도 나와 같은 맘이었나보다. 아주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파미나와 타미노의 의상이... 선함, 빛을 상징하고자 해서였는지 주로 흰색이고 소박하다. 결말에서 라도 조그만 더 아름답고 화려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이에 반해 파파게노/파파게나 커플은 성격도 통통 튀고, 의상도 원색으로 컬러플해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현대적이고 산뜻한 무대 디자인(반짝이는 커튼 같은 막), 막 위에 펼쳐지는 글씨와 그림(잘 안 보이는 글씨도 ㅋ)도 인상적이다.
박스석을 왜 안 열었을까 아쉬웠는데, 양쪽 박스석에 사제들이 7명씩 등장해 노래하는 부분에서 '아, 그래서였구나.'했다. 오페라 전체에서 파파게노의 역할이 컸는데 객석에 몇 번 나타나 머물러 주며 노래하는 부분이 신선했다. 양쪽 통로 앞 부분에서 노래했는데 내 좌석은 중앙이라 좀 떨어져 들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무대보다 가까워서 좋았는데, 옆에서 들은 분들은 너무 좋았겠다.
오페라 스토리와 대사에도 특이한 점이 여럿 있는데, 등장하는 신이 이집트의 신이라는 것, 그런데 선함의 상징인 자라스트로는 '이성'을 강조하는 철학적 분위기라는 것, 밤의 여왕과 자라스트로와의 대치에 개연성은 좀 약해보인다는 것... 등. 작곡된 때가 유럽의 변화기였는지, 여러가지 문화적 요소가 혼재하는 것 같다. 드문 드문 지금의 가치관과 많이 다른 부분도 있는데, 그 당시 대본작가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각색으로 살짝 보완 되면 어떨까~~.
귀가길, 동구청 버스정류장에 출연진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도 반가웠다. 하나의 공연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