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초부터 마티네의 오픈을 손꼽아 기다렸었습니다.
직장인에 두아이의 엄마인 저에게 음악회는 늘 갈증이고, 그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것은 마티네였으니까요.
두 달에 한 번..
마티네가 있는 목요일은 꼭 휴가를 신청해놓고, 프로그램을 찾아서 매일 들으며 그 날을 설레며 기다리곤 합니다.
작년까지도 좋았지만 특별히 올 해의 멋진 주제.
올 댓 피아노.
그 첫번째.
88개 건반위의 마술..
뭐가 더 필요하겠어 싶을 정도로 피아노는 혼자서 반주도 하고, 피아노포르테라는 의미대로(박종훈씨가 설명해주셔서
그 날 처음 알게 되었어요.)
때로는 약하게 때로는 강하게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완벽함을 자랑했지요.
게다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의 풍성함을 들으면 더이상의 친구가 굳이 필요치 않겠다
싶을정도 였어요.
두번째.
피아노와 친구들..
피아노가 친구를 만나 트리오, 콰르텟,퀸텟을 이루어 내는 소리란..
혼자도 완벽해보였던 피아노는 친구이자 경쟁자를 만나 더욱더 커다란 감동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틀전 세번째.
피아노, 오케스트라를 제압하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의 일악장을 들으며 처음엔 제목대로 피아노, 역시 오케스트라를 제압했어.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제압 그 이상이구나.
이기는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져주는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침묵하면서 제압을 넘어선 조화를 이루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갈증을 느끼던 제마음의 사이사이에 마티네에서 내려준 빗방울이 촉촉히 스며들어 갈라진곳이 메워지고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에게 마티네는 힐링이고 행복이고 기다림입니다.
네번째..
정열의 피아노가 팝과 재즈를 입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제 마음을 적셔줄지..
그리고 제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올 해의 마지막.
다섯번째..
건반을 타고 흐르는 낭만의 대서사시를 만나 러시아의 서정과 낭만을 느끼면 저의 갈증은 완전히 해소될것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을 기다립니다.
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