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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기 전에 먼저 소설을 읽어보세요. 원작이 워낙 좋아요."
그래서 소설부터 읽었다.
생존확률 3프로인 보경은 살았지만 생존확률 80프로인 소방관 남편은, 결국 로봇에는 책정됐지만 소방관 옷에는 책정되지 않은 예산 때문에 죽어버렸다.
혼자 아이 둘을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보경을 눌렀고 보경은 매일 뛰고 뛰고 또 뛴다, 경주마처럼.
사실 매일 뛰고, 더 빨리 더 빨리 뛰어야 하는 건 보경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이 아닐까? 그렇게 넘치게 쉬지 않고 뛰다가는 경주마 투데이처럼 낡고 병들어 '쓸모없어져서' 죽임 당하는 신세가 될수도. 그러니 우리는 가끔은 하늘도 보고, 천천히, 가능한 천천히 달릴 줄 알아야 파국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연재는 연재대로, 은혜는 은혜대로, 보경은 보경대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느라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실수'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가 "인간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능력이 있나요?"하고 묻자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기로 한다. 인간도 그런 능력은 없으니까. 눈빛만 보고 아는 척 하는 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우니까.
MR 쓰는 뮤지컬에서 가끔 느끼는 건데 사람들 노래소리가 반주음악에 묻힌다. 특히 여럿이 합창을 할 때 그런 경향이 있는듯해서 좀 아쉽.
소설 자체도 과거와 현재를, 각 등장인물의 마음을 넘나드느라 좀 헷갈리는데 줄거리를 모르고 뮤지컬을 보면 더 그럴 것 같다. 그래서 가능하면 소설 먼저 보고 보는 걸 추천.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한 뮤지컬인지 한국어가 많이 익숙할 것 같지는 않은(물론 이건 나의 편견일 수 있다) 중국인, 일본인, 그리고 그외 어딘지 모르겠는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누가 봐도 좋은 뮤지컬이긴 하지.
덧: 커튼콜 때 베티 역할 (남)배우가 탈을 벗었는데 뭔가 샤방~하는 느낌이 ^^
Á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