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정보

▣ 기획의도 
이 공연은 고양이라는 정원에 춤을 심고자 한다. 춤의 꽃씨는 설화의 본향인 고양 이야기에 기반했다. 지역의 문화자산인 설화는 춤의 정원에 모여 창작의 나래를 편다. 역사와 문화예술을 품은 도시, 고양의 가치를 춤 콘텐츠로 도시 이미지를 고양하고자 한다.
‘서삼능 설화’, ‘한씨미녀 설화’ 등이 서삼능과 행주산성을 중심으로 시공간을 오르내리며 하늘이 맺어준 인연 ‘님’이란 이름을 능에 새긴다.


▣ 안무의도
이 작품은 고양 설화를 문화원형으로 해 춤으로 탄생시켰다. 여러 전통춤과 창작춤이 서사로 이어진다. 무용극성을 지니되 한국춤이 지닌 다양한 맛과 멋을 무대에서 발현하고자 하고자 한다. 고양의 이야기는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며, 팩션(faction)을 만들어 춤맛을 배가시켰다.
대지에 첫발을 내딛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서삼능의 꿈이 시작된다. 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궁에서의 모습이 담긴다. 사랑가에 물든 마음도 잠시, 이별의 강은 길고도 길다. 전쟁의 어려움은 왕과 백성, 모두에게 동일하다.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분투하는 모습은 민족을 일으켜 세운다. 다시 찾은 평화. 그리고 일편단심의 여인을 기리며, 능에 이름을 새긴다. 님이란 이름이 찬연하다. 허허한 태평이도다.


Prologue 탄생

옴 난다단다 나지나지 난다바리 사바하
칠흑 같은 어둠의 한켠을 뚫고 염원의 몸짓은 공고한 천계(天界)의 껍질을 깰 듯 달아오른다.



1막 서삼능의 꿈 



1장  님의 얼굴 _ 이합(二合)처용무

고요한 밤하늘 아래, 사랑의 기운이 감돈다.
사랑의 노래가 흐르고, 가슴 깊이 숨겨진 그리움이 일렁인다.
아련한 기억을 담은 춤이 달빛에 비친 그림자처럼 부드럽고 은은하다.



2장  궁(宮) _ 낙화무언

여인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춤향기가 궁에 퍼저 나간다.
사랑가에 물든 마음 깊은 가을날 여린 바람에 일렁이고 
강한 바람에 부서지는 꽃잎처럼 흩날린다.



3장  하늘의 꽃 _ 구음검무

태풍이 물러나듯 고요함 가득한 고양 땅.
산성에 올라 대지를 울린다.
고통보다 더한 이별, 그리움
해후를 손꼽아 기다리는 설렘도 잠깐
그녀는 이미 하늘의 꽃이 되었구나.



2막_ 행주산성에 올라



1장  산성에 올라 _ 죽비의 노래

평온한 날도 잠시
전장(戰場)의 기운이 감돈다.
높게 쌓인 행주산성에 모여든 사람들의 눈빛은 빛나고
죽비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비는 뜨겁게 내려앉은 대지를 식히며 
잠든 산자락을 덮는다.
산성에 오른 왕의 장검이 호령하는 소리 높다. 



2장  일편단심 _ 삼도설장구

적군들의 약탈과 횡포가 거세다.
여인들의 숨소리가 작아지는 나날들
고단함을 달래주는 밥할머니의 분주한 발걸음 뒤로
농악의 리듬이 힘을 준다.



3장  결의의 순간 _ 진쇠춤(양승미 류)

행주산성의 성벽 위에서, 결연한 의지가 맺힌다.
전투의 소음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불꽃, 
여인들의 눈빛이 다시 빛을 찾고,
자유를 향한 외침이 울려 퍼진다.




Epilogue  능에 새겨진 이름 _ 사자춤 / 태평무
꿈이라 부르니
새꿈이 되고
꿈을 찾으니
헛꿈이 되었네.
능(陵)에 새겨진 이름, 님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