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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2012-08-19
  10년 만에 다시 본 연극 <거기>
  10년 전 연극 <거기> 초연을 보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는 많이 듣지 못했던 강원도 사투리가 신기하면서도 정겨웠고(마세, 까져먹었다 등), 티격태격하면서도 이쁜 여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동네 남자들이 웃기면서도 친숙했고, 여자 정과 딸 단의 사연이 눈물겨웠고(연극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했네요), 연극 마지막 무대의 별똥별이 아름다웠고, 연극이 끝난 후 맥주가 너무 먹고 싶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강원도 사투리가 정겨웠던 이 연극의 원작이 아일랜드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영락없이 창작극이라 생각할 이 연극은 내 인생 최고의 연극 중 하나가 되었다. 이번에 고양 아람누리 '연출가 4인 4색' 시리즈에 이상우 선생의 <거기>가 들어 있어 정말 반가웠다. 
  
  
  10년 만에 다시 <거기>를 보며 아련히 옛 추억에 잠긴다. 10년 동안 나도 마이 변했다. 그때는 실리콘바셀린이 뭔 뜻인지 몰라 어벙벙했지만, 지금은 실바의 '실'자만 들어도 킥킥 웃는다. 연극을 보고 난 후 캔맥주를 사서 집에 갔다. 이제는 같이 마셔줄 사람도 옆에 있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