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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주〉 작가인터뷰│2022 고양아티스트 365

  • 2022.05.09
  • 조회수10071



2022 고양아티스트 365 릴레이 개인전 3│김연주 작가 인터뷰

붉은 저 너머의 감정이 옅어질 때展 

 

김연주, 종잇장처럼 매우 얇은, 닿으면 베인다, 2021, oil on canvas, 164×244cm
김연주, 종잇장처럼 매우 얇은, 닿으면 베인다, 2021, oil on canvas, 164×244cm

 

인간관계와 불안정한 감정, 인체, 다양한 사진기록 등에서 추출한 다층적이고 형태 모를 이미지를 내부 파편들로 구성한다. 이 내부 파편은 ‘덩어리’처럼 보인다. 피부 덩어리, 혹은 상처의 짙은 흔적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들을 모아 조합하고 재구성하면 다른 차원의 세계가 그려진다. 

캔버스 표면에 다양한 감정들을 만들어 놓고 회화적 본능과 섬세한 표면을 만들어낸다. 붓질의 속도와 에너지도 각각 다 다르다. 모든 감정은 나에게 우연이고 미궁이고 난해하며 불가사의하게 다가온다. 나의 작업에 투입시키는 감정들은 이처럼 형태를 낯설고 경이롭게 바라보는 생각의 틈을 제공해준다. 나의 회화는 단지 표면만 있는, 모든 감정의 피부만을 얇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 표면은 감정의 내부로 깊게 들어가거나 그 밖으로 무한하게 나아 갈 수 있는 통로와 같은 것이다. 마치 피부가 몸의 표면에서 접촉을 받아들여 신체의 내부와 마음으로 상호교류 되는 것과도 같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마구 흩어져 부서진 자리나 상처처럼 층층이 겹쳐져 있는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마음에 감추고 있는 무수한 감정과 생각의 부분들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 속의 감정은 기억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불안정한 감정의 회복과 치유를 바라본다. 

- 김연주 작가노트 -


 
Q1.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면서, 잠이 들기 전에 누워서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오늘의 언어, 행동, 보았던 이미지들을 다시 생각하고, 정리합니다. 나의 마음 안에 부정적인 것들은 없었는지, 작품을 하는데 방해되는 요소는 없었는지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정리하고 회화적인 언어로 풀어나가는 것이 작업의 시작입니다. 
 


김연주, 저 먼 곳의 하늘, 2022, Oil on canvas, 91×116.8cm
김연주, 저 먼 곳의 하늘, 2022, Oil on canvas, 91×116.8cm



 

Q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사진의 수집과 디지털 꼴라쥬로 시작합니다. 사진의 매체적 특징은 기계적인 복제와 변형의 가능성입니다. 사진은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순수예술이 자리 잡고 온 원본의 신화를 뒤로하고 다양한 이미지의 변주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진의 이러한 특성과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회화 언어로 표현하고 자합니다. 이미지들은 대부분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을 사용합니다. 사진들은 본인과 연관된 돌아가신 할아버지 사진, 유년시절 사진, 등등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들, 그 외에 사회의 이슈적인 사건, 뉴스기사 이미지, 등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집합니다. 수집한 이미지를 이용하여 1차적으로 컴퓨터에서 포토샵을 거쳐 이미지의 일부분을 자르거나 삭제하거나 왜곡시키는 등의 변형이 가해집니다. 이렇게 디지털 꼴라쥬로 이미지를 가공하게 된 저의 계기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1946년 작품인 <폴리네시아, 바다> 작품의 제작 과정을 알게 된 것 입니다. 마티스는 이 작품을 ‘종이 오리기’ 기법을 통해 연필보다 더 예민한 감각을 지닌 가위를 사용하며 표현했습니다. 마티스의 이런 기법은 구상과 추상 사이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사진 이미지에서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예민한 감각이 필요했는데, 그 작업 과정 중에 하나가 디지털 꼴라쥬 였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꼴라쥬로 여러 가지 이미지가 섞인 화면을 만들면 캔버스로 옮기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됩니다. 여기에서는 디지털로 추출한 이미지가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수많은 붓질도 오고가고 다양한 색감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 속에서 작품 안에 감정을 담는 부분인데, 주로 부정적인 감정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지점입니다. 저는 이 작업을 거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느낍니다. 

 

  김연주, 붉고 아득한 저 멀리, 2022, Oil on canvas, 91×116.8cm 




Q3. 이번 전시 주제 ‘붉은 저 너머의 감정이 옅어질 때’ 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작품 제목이 독특합니다. 어떻게 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작품의 개별 제목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이전에 전시의 큰 제목을 먼저 설명하자면, 이번 개인전의 제목은 작년 개인전 ‘불완전한 감정 깨기’의 연장선입니다. 제가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인간의 내면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간단하고 명료하게 불완전한, 완전하지 못한 감정을 깨자, 해소하자, 의미의 ‘불완전한 감정 깨기’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작품들의 제목에도 감정을 투입시키는데, 관람객들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도록 감정을 숨겨 놓았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감정은 이것이다.’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고, 보는 사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다를 수 있도록 지었습니다. 제목을 짓는 과정은 주로 일기처럼 매일 짧은 시를 적어보거나 인상이 깊은 단어나 노래가사를 적어놓았다가 조합합니다. 




Q4. 불안정한 감정, 인체,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기록을 파편화하고 다시 내적 정서의 변화를 담고 계시는데요. 이러한 작업의 과정 속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천사의 얼굴은 과거를 향하고 있다. 우리가 여러 다른 사건들로 파악하는 과거가 천사의 눈에는 하나의 거대한 대참사로 보인다. 천사는 그곳에 머물며 죽은 자들을 깨워내고 부서진 것들을 다시 온전한 하나로 복원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천국으로부터 불어 닥치는 폭풍이 그의 날개를 꺾고, 그 과격한 힘을 이길 수 없는 그는 미래로 떠밀린다. -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반성완 옮김, 민음사)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파울 클레(Paul Klee)의 그림 <새로운 천사>를 묘사한 것 같이 저의 작품은 덩어리를 중심으로 보이는 선들이 날카로운 뾰족함이 상처를 낼 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심리적으로 은근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기를 바라고는 합니다. 망막에 호소하기보다는 실제로는 심리적으로 더 큰 울림을 남기는, 그것이 무엇이라고 쉽게 이름을 지어서 붙이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저의 작품의 주인공은 감정의 덩어리, 응어리입니다. 하지만 그 덩어리에 대해 쉽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저의 표현이 맞는지 항상 고민합니다. 이야기는 부재하고 다만 덩어리를 통해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모호한 의미 같은 것이 맴돌기도 합니다. 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불안정한 감정의 덩어리를 통해서 저의 내면의 해소되지 못한 욕망을 폭발하듯 보여줍니다. 가슴 깊숙이 묻어두었던 기억과 차갑게 식어버린 감정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작품으로 보이길 바랍니다. 보는 사람들도 가슴 깊이 존재하던 응어리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으면 합니다. 




Q5. 일상생활 속에서 작가님만의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의 방법이 있으시나요? 
저는 앞에서 작업의 과정을 언급했듯이 작업의 과정을 통해 승화시킵니다. 붓질이 오고가고 수많은 물감들이 층을 이루며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일상은 늘 작업과 연관되어 있고, 숨을 쉬듯이 그저 당연하게 작업을 이어옵니다. 

 
김연주, 도약력, 2022, Oil on canvas, 130.3×162.2cm
김연주, 도약력, 2022, Oil on canvas, 130.3×162.2cm




Q6. 지금까지 어떤 작업을 해 오셨는지, 또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의 주제는 201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작품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그렸는지 명확하게 보였지만, 점차 그 형상이 사라지고, 추상적인 선 요소들이 더 많아지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붓질이 춤을 추듯이 조금 더 에너지가 넘치고, 다양한 색감으로 채워보았습니다. 




Q7.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 계획, 그리고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시나요? 
저는 작업을 통해 생성된 이미지와 그것을 담아낸 작품들이 제 자신과 저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어떤 내적 변화를 일으켜 치유와 위로의 변화가 가능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제가 지향하고 있는 타인을 돕는 일이나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긍정적 사고가 갖는 힘을 의지하고 믿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작업도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그 이미지를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에서 비구상 쪽에 더 가깝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불안정한 감정의 경계가 사라지고 어떤 감정도 평온한 상태와 융화되어 작품에서 ‘감정의 덩어리’는 보이지 않고 그 흔적만 남아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작품을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김연주, 조각난 충돌, 2022, Oil on canvas, 130.3×162.2cm
김연주, 조각난 충돌, 2022, Oil on canvas, 130.3×162.2cm




Q8.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점검해보세요. 만약 부정적인 감정이 여러분을 흔들고 있다면, 그 감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사소한 감정 하나가 더 선한 영향력을 가져옵니다. 





 

2022 고양아티스트 365 릴레이 개인전 3 

붉은 저 너머의 감정이 옅어질 때展

 
김연주
2022. 4. 19. ~ 5. 8.
고양아람누리 해받이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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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022 <2022 고양아티스트 365 붉은 저 너머의 감정이 옅어질 때>, 고양아람누리 해받이터, 고양
2021 <불완전한 감정 깨기> 사이아트 갤러리, 서울

[그룹전]
2020 <2020 아시아프 ASYAAF>,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8 <my LUCY 마이루시>, ART on GONG, 서울
2018<展[펼 전] ‘펴다’‘늘이다> 토당동 영광프로젝트, 영광빌딩, 고양 
2017 <99% DESIGEN EXPO>, COEX, 서울
2016 <AFTER SCHOOL ART FACTORY ROOKIE”2>, 갤러리27, 의왕
2015 <1호 혹은 작은 크기 展>, Gallery puzz, 파주
2015<AFTER SCHOOL ART FACTORY ROOKIE>, 갤러리 27, 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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