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규선〉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유규선, Warrior, terracotta, 30x42x44cm, 2020
“나는 ‘가상의 세계와 세계관’을 만들고 있다. 그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와 체제를 가진 양쪽 진영이 각자의 이념과 이권, 그리고 신념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한쪽은 개개인의 개성과 특징,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않고 단일화, 획일화하고 통제하는 것이 체제와 이념을 유지, 안정화하는 방법이라 여기며, 타 진영과 체제도 무력 통합하여 이를 확대 하려 함으로서 양 진영의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다른 한쪽은 각자 하나의 ‘자신’으로서는 모자라고, 뒤틀리고, 일그러진 ‘불완전한 존재’들 이지만 각자의 개성과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공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들을 획일화하고, 통제하려는 이 전쟁에 자신만의 ‘무기’와 ‘갑옷’을 두르고 자신들의 정의를 위해 하려는 것들과 함께 맞서 투쟁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와 세계관을 만들어 가는 나의 작업을 ‘세계관 구축 예술 (World Create Art)’ 이라 하겠다.”
- 작가노트 중
유규선,Watchman, Terracotta, 20 x 30 x 73 cm, 2019
Q1. 작품의 세계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또 이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상반된 이념과 신념을 지닌 두 진영이 대립하고 있는 가상의 세계를 드로잉과 테라코타 작업을 통해 각각의 설정과 환경,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를 창조하고 표현해 가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작업에 영감과 영향을 준 것들은 각종 SF, 판타지 영화와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책 화보집, 그리고 게임과 프라모델 그리고 그에 따르는 설정자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년기와 청소년 시절에는 이러한 매체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이유로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저가 해적판 대백과 사전과 자료 등을 보며 상상하고, 낙서를 하며 지낸 오랜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Q2. 전사(Warrior)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나요? 또 이 투쟁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개개인의 개성과 고유한 차별성, 그리고 획일화, 일반화의 반대를 위해서입니다. 이 투쟁의 결말은 열려 있습니다. 아마도 보는 이들의 기대와 관점에 따라 다른 결말을 예상할 것입니다.
Q3. 테라코타로 된 전사들의 모습을 보면 병마용이 떠오르는데요, 작품의 모티프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진시황릉의 병마용(병마용갱)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었으며, 절 입구에 있는 '사천왕'이라고도 하는 불법과 불법에 귀의한 사람들을 수호하는 외호신 '사대천왕' 또는 '호세사천왕'에서도 많은 이미지와 영감을 받았습니다.
유규선,Warriors, Terracotta, 60 x 24 x 74 cm, 2021
Q4. 인물의 이마에 뿔이 달리거나 머리 또는 눈이 패여 있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물들의 머리와 얼굴을 뒤틀리고 삐뚤어진 모습으로 표현한 것은 일반적인 기준의 모양새와는 다른 각각의 개성과 취향, 장애와 상황, 관점 등을 특화해 표현했습니다.
유규선,Lord of Religion, Drawing, 93 x 112 cm, 2020
Q5. 세밀한 드로잉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데 드로잉과 테라코타의 작업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스케치 과정을 거치면서 캐릭터의 특징과 만들어지는 설정에 따라 드로잉, 테라코타 작업으로 나누어지며, 드로잉은 먹과 붓, 붓펜, 펜, 볼펜 등을 사용하여 판화지에 작업하고 있습니다. 테라코타 작업은 몇 번의 추가 스케치와 설정 작업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Q6.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획일화와 일반화,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전사들이 모습이,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Q7. 지금까지 해온 작업과 최근의 경향, 또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예작업과 조소작업 설치 작업을 거치면서 각각의 재료적 특징들을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대 잘 어우러지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유규선, 4 Cavalry, Terracotta, 24 x 47 x 59 cm, 2019
25 x 47 x 62 cm, 2019
23 x 49 x 71 cm, 2019
24 x 49 x 60 cm, 2019
Q8.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난 2년의 작업은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과정 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확대하고 심화해 나가는 것 입니다.
Q9. 2021 고양아티스트 365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첫 개인 전시를 이렇게 좋은 여건과 전시 공간 에서 풀어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작가로서 매우 좋은 유의미한 경험 이었습니다.
Q10.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우리도 '전사'입니다.
2021 고양아티스트 365展 아홉번째 참여작가
유규선
2021.09.23. ~10.03.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제3전시장
인터뷰 │신주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
편집·촬영 │이해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