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에 발신하는 아트시그널 Vol.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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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주차 고양문화재단 뉴스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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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Answ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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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처럼, 제자처럼 |
글_ 이민정 (공연문화매거진 ‘시어터플러스’ 편집장) <행복이 가득한 집>, <바자코리아>, <아레나 옴므플러스>등에서 피처에디터를 하다 현재는 공연문화매거진 <시어터플러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뮤지컬, 클래식, 연극, 무용, 국악 등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으며, 생생한 공연 현장을 어떻게 하면 더 현실감 넘치게 종이책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고심 중이다. |
인생을 통틀어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스승을 만나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대단히 드라마틱해서 종종 판타지로 다가오기 일쑤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 ‘굿 윌 헌팅’의 숀 맥과이어 교수, ‘스쿨 오브 락’의 괴짜 선생님 듀이 핀, ‘해리포터’의 덤블도어, ‘쿵푸팬더’의 우그웨이 사부… 여러분에게는 삶의 구원자와도 같은 스승 혹은 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는 제자가 있는가. 잡지사 인턴사원으로 보도자료를 정리하던 시절, 클래식공연기획사의 홍보물-특히 클래식 아티스트의 프로필-을 읽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다. ‘○○를 사사했고…” 처음엔 ‘사사’가 뭔지도 몰라 사전을 찾아본 기억도 난다. ‘사사(師事)하다: 스승으로 섬기다. 또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다.’ 교사와 학생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특별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통과한 나로서는 몹시 궁금했다. 스스로의 학력이나 수상 기록만 나열하면 될 것을, 굳이 스승의 이름까지 촘촘하게 적는 이유는 무얼까. 피아노, 피아니스트, 위대한 유산 클래식 음악계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특별하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훌륭한 스승을 만난 제자는 스승의 예술적인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 받는다. 테크닉과 해석은 물론 음악가로서의 태도와 정의로움, 삶의 철학까지 말이다. 이러한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유대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 피아니스트이자 교사인 시모어 번스타인(Seymour Bernstein)은 그의 인터뷰집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알렉산드로 브라일로프스키의 유일한 제자였지. 클라라 후설한테도 배웠는데 두 사람 모두 레세티츠키의 제자였어. 레세티츠키는 체르니의 제자였고, 체르니는 베토벤의 제자였어. 전통은 교습을 통해 되물림되는 것이니까. 나는 베토벤이 체르니에게 무엇을 말했는지 알아. 체르니가 그것을 적어 레세티츠키에게 물려주지 않았다면 베토벤에 대한 몇 가지 것들을 우리는 결코 몰랐을 거야. 이것이 브라일로프스키를 통해 나에게, 그리고 이제 너에게로 전달되는 거란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어린 시절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체르니는 고작 열살 때 베토벤의 제자가 되었다.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한 베토벤이었으나 체르니에게만큼은 유독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었는데, 이들은 베토벤이 죽을 때까지 평생 편지와 만남을 이어갔을 뿐 아니라 체르니는 베토벤이 1809년에 완성한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의 초연자가 되기도 한다. 스승이 된 체르니는 어떤가. 리스트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자마자 형편이 어려운 리스트를 위해 교습비는커녕 생활비까지 책임질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스승을 본받은 리스트 역시 4백여 명에 달하는 제자들을 무료로 가르치면서 음악 교육에 열의를 보였다고 전해진다. 참된 스승은 제자의 ‘오래된 미래’이자, 스승의 가르침은 대물림되어야 마땅한 위대한 유산인 것이다. You Raise Me Up 그렇다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국 젊은 피아니스트의 스승은 누구일까. 해외 유학 한 번 없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탄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김대진이라는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김선욱이 아스코나스 홀트사와 전속계약을 했을 때 “선욱이를 가르친 이후 지금이 가장 기쁩니다.”라며 진심을 다해 제자의 앞날을 응원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은 파리고등음악원에 입학하면서 프랑스가 자랑하는 미셸 베로프(Michel Béroff)와 사제지간이 되었다. 미셸 베로프는 드뷔시, 라벨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어법을 가르치는 동시에 동료 피아니스트들에게 조성진의 재능을 칭찬하며 적극적으로 ‘조성진 알리기’에 나섰다고. 피아니스트 장 필립 콜라르(Jean-Philippe Collard)가 조성진에 대해 인터뷰하며 베로프로부터 “위험한 친구가 나타났으니 눈여겨보라”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김선욱의 스승이기도 한 피아니스트 김대진을 사사한 손열음은 2006년 독일 하노버음대에 들어가면서 아리에 바르디(Arie Vardi)의 제자가 된다. 손열음의 저서이기도 한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에서 스승에 대한 그의 고백은 이렇다. “누군가 나에게 음악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중략) 예전에는 피아노를 어떻게 쳐야 할까에 집중했지만 선생님을 만난 다음부터는 무엇을 연주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나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연주자로 거듭났다.” 이들은 지난 2014년 금호아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로 한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바르디 역시 손열음과의 첫만남에 대해 회상했다. “내가 이 아이한테 도대체 뭘 가르칠 수 있을까? 열음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미 뛰어난 연주자였어요. 김대진이라는 좋은 선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
피아니스트 손민수 / 목프로덕션 제공 러셸 셔먼, 임윤찬, 그리고 손민수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대중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다. 작곡가들에 대한 경외, 대중의 관심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피아노 앞에서의 겸손함, 풍부한 인문학적인 소양 등 열아홉 청춘이라기보다 철학자에 가까운 내면은 자연스럽게 임윤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 스승까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손민수 선생님은 제 음악 인생을 구원해 주신 분이고, 음악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어요. 제게 선생님은 거의 종교입니다. 어떻게 표현할 단어가 없어요.” 놀라운 사실은 제자가 존경해 마지 않는 스승 또한 연주자로서의 사유,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제자와 쏙 닮아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이토록 구도자처럼 살 수 있지?’ 감동받을 때쯤 어김없이 자신의 스승인 러셀 셔먼(Russell Sherman)과 변화경 선생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는 것이다. “두 분의 가르침은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 그분들은 단 한번도 기교와 테크닉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없어요. 늘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의 내용을 소개하시던 게 기억에 남아요. 신화 속 희비극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통찰을 강조하셨거든요. 제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것은 러셀 셔먼과 변화경 스승님 두 분에게 비할 바가 못됩니다. 제가 두 분의 그림자 안에 있으니 그 실루엣만이라도 윤찬이에게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그가 지난 9월부터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으로 전국을 순회 중이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명 피아니스트인 러셀 셔먼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자, 손민수를 통해 전수받은 제자 임윤찬이 ‘스승의 스승 러셀 교수에게 바친다’는 코멘트와 함께 세미 파이널에서 폭풍처럼 연주한 바로 그 작품이다. 리스트 인생 전체에 걸쳐 작곡된 이 곡은 열두 개의 작품이 하나의 대서사시로 이루어졌으며, 작곡가 슈만이 ‘이 작품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리스트 그 자신뿐일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극악의 난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손민수는 리스트를 준비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한다. “연주에 따르는 기교는 곡 전체에 흩어져 있지만 그것을 아우르는 것은 음악 전반에 내재되어 있는 시적인 내용들입니다. 풍경, 도깨비불, 사냥, 눈보라 등 각 곡의 제목으로부터 듣는 이들의 마음 속에 다양한 상상의 시작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여수, 화성, 서울, 제주, 부산 공연을 거친 ‘초절기교 대장정’의 마지막 여정. 혼탁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영혼이 담긴 연주, 진심이 담긴 예술에 울고 웃는다. 이것이야말로 예술이 주는 희망이 아니고 무엇일까. |
이번주 Tal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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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A 이번 연주회를 통해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위대한 스승의 그림자를 쫓아가는 예술가의 여정에 동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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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A 저는 좋은 제자는 아니었지만, 문득 그 시절 감사했던 스승님이 생각나는 아침이네요. 좋은 스승을 만나고 좋은 제자를 키워낼 수 있다는 건, 인생의 행운입니다. 손민수의 연주가 유독 따뜻하고 진정성있게 다가왔던 이유였나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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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알아볼까요❓ 자세히 보기 | |
피아니스트 손민수 리사이틀
2022. 11. 26. (토) 오후 4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기교를 뛰어넘어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는 여정 진지하고 사색적인 언어로 청중에게 신뢰를 주는 손민수의 ‘초절기교 연습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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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몇가지, 아아- 아아- 11월 3주 차
1분 리포팅을 시작합니다! ✋ 11월 16일부터 30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고양이 특별전으로 기획된 다큐멘터리를 관람하고,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감독님과 작가님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 자세히보기 ✋ ‘나만 보기 아까운 공연이라~’ 추다혜차지스 콘서트에 대한 기대평 댓글로 남기고 같이 가고 싶은 친구를 태그하시면 사인 CD와 추다혜차지스 콘서트 티켓을 드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자세히 보기 이상입니다. 벌써 202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험을 치루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신 만큼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꽃길만 걸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 |
이번 주,
체크해 두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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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문화재단 이벤트 ❤️ <제 1회 고양문화재단 백일장> |
<제 1회 고양문화재단 백일장 개최>❗ 짧은 시 부터, N행시, 말장난으로 문화예술을 표현해주세요! 여러분의 센스 있는 답변 기대하겠습니다~❤️ 수상작에게는 다양한 경품을 드리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벤트 참여하기 |
11월 4주차에도 유익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11월 23일에 메일함에서 다시 만나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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